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듯 걸었던
그 무수한 길도
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
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
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
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
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
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
사랑에서 치욕으로
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
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
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
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
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
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을 것이다
나의 생애는
모든 지름길을 돌아서
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이었다
아직 안 자면 너 지금 걷자는 거니
난 조금 그래 다음엔 어때
걷자던 애가 왜 이리도 신이 났는지
그렇게 웃지마 날 바라 보지마
한 낮 열기가 식은 이 밤이 나는 두려워
오 날 들뜨게 하는 이 느낌 괜히 싫어
고백하지 않으려고 참아 온 그 많은 날 들 무너질 것 같아
지금 이 여름 밤
누가 틀었는지 저기 흐르는 노래
농담처럼 네게 보냈던 그 노래
걸으며 흔들 때 내 손 스치지는 말아줘
화내는 건 아냐 조금 미운 것 뿐야
한 낮 열기가 식은 이 밤이 나는 두려워
오 날 들뜨게 하는 이 느낌 괜히싫어
고백하지 않으려고 참아 온 그 많은 날 들 무너질 것 같아
한 낮 열기가 식은 이 밤이 나는 두려워
오 날 들뜨게 하는 이 느낌 괜히 싫어
고백하지 않으려고 참아 온 그 많은 날 들 무너질 것 같아
지금 이 여름 밤
그냥 왠지 여름 밤 탓에 화자가 결국 고백을 못하고 시간이 흐르면 푸른밤처럼 그립고 그리워서 마음이 은하수를 만들었을것만같아서, 여름 밤 탓을 들으면 푸름밤이 자동적으로 떠오른다.